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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좋은생각

[좋은님 에세이] 조금 느려도

대화가 안 통하거나 표현이 서툴고 행동이 굼뜬 사람을 만난다면 어떻게 할까? 과거의 나라면 그를 이상한 사람 혹은 함께하기 힘든 사람이라고 섣불리 단정 지었을 테다.

 

나는 이 질문에 해당하는 청년들을 만나는 교사다. 느린 학습자혹은 계선 지능을 가졌다고 불리는 청년을 교육하고 그들의 자립을 위해서 활동한다.

 

조금 느린 우리 청년들은 동문서답을 잘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말하기 어려워 감정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이 반복해야 일을 익힐 수 있다.

 

느린 학습자는 전체 인구의 15퍼센트일 정도로 꽤 많이, 우리 곁에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 이들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 결국 이들은 더 소외된다. 이들과 함께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 조금 다르고 느리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낙인찍힌 경험이 그들을 움츠러들게 하고, 사회에 나가지 못하게 한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이야말로 가장 큰 장벽이다.

 

실패를 겪고 청년 행복 학교 별에 찾아온 청년들은 이곳에서 또래를 사귄다. 관계를 만들어 나가며 소통, 협동하는 법과 일을 배운다. 처음엔 아무 말도 못했던 청년도 나중에는 자기표현을 확실하게 하고 일에 의욕을 보였다. 변화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 주는 친구들의 환대와 이곳이 안전한 공간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됐을 테다. 이들에게는 학습보다 인정과 이해가 더 필요했다.

 

어쩌면 우리 모두 느린 학습자가 아닐까. 누구나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이있으니까. 조금 느려도 괜찮다. 이들을 너그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기다려 주자. 그러면 사회 구성원으로서 멋지게 자신의 일을 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테다.

 

안은비 님 | 청년 행복 학교 별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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