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튼튼한 몸 단단한 맘> 몸짱 아저씨 되기
작성일2025년 04월 16일

흔히 ‘아저씨’ 하면 뱃살과 비만을 떠올린다. 중년에 접어들면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는 잦은 미팅과 회식으로 건강과 점점 멀어진다.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운동과는 더욱 담을 쌓는다. 더구나 근육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호르몬이 감소하고, 생리적인 변화로 남성 역시 갱년기 증상이 시작된다. 이로 인해 근육량이 줄어드는 반면 체지방률은 날로 늘어난다.
나 역시 50대 중반으로 중년 중에서도 후반대다. 이 나이에 몸짱 프로젝트를 실행하기로 했다. 아저씨도 마음만 먹으면 복근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호기로운 생각보단 스스로 건강에 문제를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해 당뇨병, 고지혈증 전 단계일 뿐 아니라 혈관 초음파 검사에서 목과 심장 동맥이 30퍼센트 정도 막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초비상이었다.
혼자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또래 중년 남성 네 사람을 더 모집해 지난해 12월, 첫 모임을 갖고 각자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모두 저질 체력에 뱃살이 나온 전형적인 아저씨 몸매였다. 우리는 12주 동안 ‘체중 10퍼센트 감량, 골격근량 1킬로그램 향상’을 목표로 잡았다. 무엇보다 나이가 적지 않기에 욕심 부리지 말고 무리하지 않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하루 500칼로리를 줄이는 생활 습관을 들이면 2주에 약 1킬로그램씩, 12주 동안 6킬로그램 감량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먼저 꾸준히 할 수 있는 신체 활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했다. 하루 7000보 걷기, 계단 30층 오르기,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이어서 하는 5분 서킷 운동 4세트(400미터 3분에 달리기, 스쿼트 12회, 팔굽혀펴기 12회, 복근 운동 15회, 데드리프트 12회) 등은 지금도 매일 하는 운동이다.
몸짱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 중이다. 4주간 운동과 식습관 변화를 통해 내 몸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체중이 5킬로그램 줄고 체지방률도 20퍼센트로 낮아진 반면 골격근량은 28.3킬로그램으로 늘었다. 몸에 바람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다져진 기초 체력으로 지금은 근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남은 8주간 열심히 운동해서 바디 프로필을 공개할 수 있길 바라며, 오늘도 헬스장에 나갈 준비를 한다.
건강 Tip 나이가 들어도 체중 조절을 해야 할까?
고령 비만은 단순히 과다한 에너지 섭취가 원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신체 활동 감소로 인한 체지방량의 증가와 근육의 감소, 내장 지방의 증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생리적 요인 등이 관련되어 있으므로 개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식사 제한을 통한 체중 감량은 영양 결핍이나 근육과 골밀도 감소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양이 풍부하면서 다양한 식품을 선택해 식단을 계획하는 것이 좋고, 무리하게 신체 활동을 늘리기보다는 만성 질병이 있는지, 감각 신경에 문제는 없는지, 신체 활동에는 불편한 점은 없는지 등을 고려해 자신의 상태에 맞게 조금씩 늘려 가야 합니다.
*출처: 대한비만학회
이진한 님은 동아일보 의학 전문 기자로 올바른 의료 정보, 소비자가 꼭 알아야 할 건강 기사를 쓰고 있다. 2002, 2003년 대한의사협회 우수건강기사상을 연속 수상했으며 2009년 올해의 과학기자상, 녹십자언론상, 대한암협회 암언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 《의사아빠 약사엄마의 친절한 소아과》, 《21세기 지식키워드》(공저), 《식품안전 이야기》(공저), 《굿바이 암》(공저) 등이 있다.
저자 | 이진한 님 / 의학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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