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

장바구니0

[BOOK] <좋은생각 8월호 맛보기> 내향적인 아빠의 결심

작성일2024년 09월 13일

<내향적인 아빠의 결심>

 

어느 주말, 아들과 놀이터에 다녀온 아내가 물었다.

오빠, 혹시 유치원 가면 뭐 해?” “나 그냥 조용히 스마트폰 보는데?”

몇몇 분이 율이를 알아보곤 나한테 매일 아빠만 보는데 반갑다면서 인사하시더라고.” “그래? 엄마를 처음 봐서 반가우셨나?”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맺었지만, 사실 당황스러웠다. 다른 엄마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니.

나처럼 내향적인 사람에게 아이 등하원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아이의 하원을 기다리는 그 몇 분간은 영원한 침묵이 흐르는 것 같다.

간혹 친한 엄마들끼리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만, 보통은 공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 소리도 들리겠다 싶을 만큼 조용하다. 어색함을 피해 스마트폰에 시선을 맡긴다.

시간이 어서 지나기만을 바라다 보면 아이가 구원자처럼 나타난다. ‘드디어 탈출이다!’

아이를 격하게 환영한다. 손으로 안경을 만들어 유리 통창을 들여다보기도, 아이 이름을 크게 부르며 높이 들어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후에는 아이를 데리고 멀리 도망가느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둘 여유가 없었다.

생각해 보니 엄마들 사이에서 아빠가 눈에 띄는 건 당연했다. 자주 보면 자연스럽게 기억하게 되고.

어쩌면 엄마들도 나와 학부모 대화를 하고 싶었던 걸까? 그분들 입장에서도 나에게 말 거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아내를 보고 반갑게 인사한 것일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좀 더 마음을 열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우선 자주 마주치는 엄마들부터 확실히 외우고, 내가 먼저 인사해야지!

 

김화평 님 | 경기도 화성시

 


고객문의

  • 정기구독02 - 337 - 0332
  • 다량문의02 - 330 - 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