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생각 카테고리

정용철의 마음풍경
벽돌과 스펀지
2017.02.27
세상은 상호 침투가 가능한 것이지 벽돌처럼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세상은 우리가 거기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다. _ 토마스 머튼참 희망은 역설에서 나온다.현실의 절망과 두려움이 희망을 만든다. 우리는 벽돌처럼 단단한 세상을 깰 수도, 넘을 수도 없다고 생각할 때좌절과 절망, 무기력과 두려움에 빠진다.한데, 이 지점에 희망이 있다.그것은 우리가 세상에 적응할 것이 아니라세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당신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세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새롭게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이것이 진정한 희망이다.세상은 적응할 대상이 아니다. 나를 통해 더 좋아지고, 더 밝아지고 새로워지는 나를 필요로 하는, 내가 있어야만 이전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 대상이다.희망의 힘, 도전의 신비는 벽돌처럼 단단한 절대 개념을 변화시켜 부드럽고 폭신한 스펀지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세상을 향한 자세가 긍정적으로 변하면 우리는 절대적이 되지 않고 스펀지처럼 서로 침투 당한다.희망은 현실을 바꾸거나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밝고 아름답게, 새롭게 보는 것이다.
정용철의 마음풍경
인생은 선물
2017.02.20
우리는 인생을,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준비를 하는 과정으로 알고 있다.탄생에서부터, 입을 것, 먹을 것, 잠잘 곳, 공부하고 일하는 것, 성공, 아픔, 외로움, 죽음까지…….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갖고 행하기 위해 때마다 계획을 하고 한 달, 1년, 평생을 준비에 바친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렇게 철저히 준비하는데도우리는 왜 이렇게 불안하고 허전할까?분명히 뭔가가 잘못된 것 같지 않은가?첫째 우리는 우리의 삶에 ‘준비가 꼭 필요한가?’를 물어야 한다.사람들이 나에게 묻는다.어떻게 「좋은생각」을 시작하게 되었느냐고.기억이 희미해졌기도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뭐 대단한 일을 하겠다고, 어떤 신념이나 책임감, 가치관을 갖고 시작한 일이 아니다.일상적인 창간의 목적은 있었지만정확히 말하면 ‘먹고살려고’ 시작했다. 그리고 독자들이 일상의 작은 이야기로, 하루 중에 단 5분이라도 이 책을 통해 기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의미와 가치, 책임과 역할은 이 일을 하는 25년 동안 꾸준히 조금씩 알게 되었다.둘째는 우리의 준비의 대부분이 외부적인 것이라는 것이다.예를 들어, 어떤 이들은 군에 입대하면 그곳에서 스펙을 쌓으라 한다. 이 기간 동안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그곳에서 미래를 착착 준비하라는 것이다.내 생각은 다르다.군에 가면 군에 충실하고, 그곳에서 친구를 사귀고, 어울리고, 무조건적인 순종도 해 보고, 갈등도 겪어 보고, 고민도 해 보고, 시와 자연도 읽어 보고, 혼도 나 보고, 자신의 단점도 발견하고, 극한도 느껴 보고, 요령도 피워 보면서 다른 곳과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해 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길게 볼 때 이것이 외국어 공부나 자격증보다 더 소중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우리는 많은 준비를 한다. 하지만 마음의 준비, 내면의 성숙, 관계의 아름다움, 자연과 영적 세계에 대한 준비는 잘 하지 않는다.자연을 바라보는 부드러운 눈빛,이웃을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영혼의 평화를 위한 순수한 미소, 경쟁이 아닌 다양성과 평등의 가치,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대한 예의,이런 것들을 마음에 품어야 우리의 삶이 건강하고 아름다울 수 있지 않을까?내 경험으로는인생을 사는 데 지식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음악가를 많이 안다고 음악이 가슴을 적시지 못한다.역사를 속속들이 알아도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모르면 우리는 늘 과거에 머물 것이다.그렇다고 ‘무작정 살라’는 말은 아니다.인생은 선물이다. 그것은 이미 좋은 것으로 준비되어 있다.우리는 그것을 받아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뜯어 보면 된다.그리고 좋아하면 된다. 맛있게 먹으면 된다.
정용철의 마음풍경
양지편 언덕
2017.02.16
인생에 대한 가장 고귀한 생각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나타난다. 스쳐지나가는 사소한 일에도 깨달음을 얻는 사람만이 작은 의무도 소홀히 하지 않고 그것을 통해 보람을 느낀다. _ 톨스토이날이 추우면 나는 내 고향 뒷산의 양지 편 언덕을 떠올린다.그곳은 북쪽은 높고 남쪽으로 움푹 파여 있어 바람이 닿지 않고햇볕이 드는 낮에는 겨울도 따뜻하다.작은 몸을 웅크리고 잔디에 앉으면 가까운 곳에서는 개 짖는 소리가 들리고먼 바다에서는 뱃고동 소리가 부우웅 길게 들린다.그러다 등을 대고 눕기라도 하면 금방 스르르 잠이 든다.양지 편 언덕, 그곳은 나에게 단순한 추억의 장소가 아니다. 그곳은 내 삶의 온기이고 다시 만나야 할 희망이다.사람은 저마다 자기만의 따뜻한 공간을 품고 있다.어떤 이는 그곳이 장소이지만누구는 사랑하는 사람이고, 좋아하는 일이고,어느 날의 꿈이고, 한편의 시이고, 노래이고, 여행이고, 일탈일 수 있다.우리는 그것을 통해 삶을 풍성하게 하고 특별하게 한다.우리의 마음은 이렇게 일상의 소박하고 따뜻한 것을 좋아한다.작은 것을 좋아하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것을 기뻐한다. 삶이란 노력의 결과인 것 같지만사실은 노력하는 과정의 작은 알갱이들이다.이것이 삶의 모습이고 본질이며 생명이다.
동행의 기쁨
"오늘도 문을 열었습니다" <동아 서점 대표 김일수, 김영건 님>
2017.02.15
_ 동아 서점 대표 김일수, 김영건 님아들의 합류 이후 서점은 완전히 탈바꿈했다. 사람이 많이 오가는 신도시로 자리를 옮기고 규모도 120평으로 넓혔다. 다양한 장르의 책도 5만여 권 준비했다. 위기 때 되레 투자하는 일이불안했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설레었다.참 이상하대요. 준비할수록 이거 잘만 하면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으니. 물론 초반엔 쉬는 날도 없이 고생했죠. 하루는 조명 몇 개만 켠 채 밤늦도록 책 을 정리했어요. 그러다 잠시 커피 한 잔 들고 주위를 쓰윽 보는데 마치 수만 권 의 책 속에 묻힌 기분이었죠. 책의 바다에 침잠하는 느낌이랄까. 아……. 내가 지금껏 이 속에서 살았고, 앞으로 살 곳도 여기구나 싶었죠. 책을 통해 묵직한 위로를 받은 날이었어요.아버지의 연륜과 아들의 섬세함이 만나니 서점은 점차 입소문을 탔다. “속초에 이런 서점이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다음에 꼭 올게요. 문 닫으면 안 돼요!” “버텨 줘서 고맙습니다.” 손님들의 응원은 그들에게 자부심을 심어 주었다.사실 돈만 따졌으면 못할 일이에요. 오히려 가게를 이전하며 큰 빚을 졌는데요, 뭐. 이젠 일종의 사명감으로 하죠. 서점 일의 중심에 뭐가 있는지 아세요? 사람이 있어요. 이게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이때까지 손해를 볼지언정 약속은 꼭 지켰어요. 장사는 정직이에요. 아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사명감과 정직함의 가치를 하나둘 깨우쳤으면 해요. 이런 건 절대 말로 가르칠 수 없거든요.61년간 삼대가 서점을 운영한 건 그런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서로를 향한 믿음이자 책을 향한 믿음이다. “이러다 종이 책이 없어지면 어쩌죠?” 걱정스레 묻자 각자 다른 이유로, 하지만 강단 있는 대답을 내놓았다.절대로 안 없어집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요, 종이 특유의 냄새만 맡아도 좋아해요. 향기, 질감, 넘기는 감촉 등 오로지 종이 책만 줄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요즘 저처럼 젊은 사람들은 책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요. 이젠 읽는 책에서 소유하는 책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죠. 예쁜 책을 갖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하면 충분히 수요가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인터뷰 전문은 「좋은생각」 3월 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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