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 카테고리

정용철의 사랑의 인사
받아들이기new
2018.07.19   조회수 : 1,055    댓글 : 3개
좋지 않은 날씨란 없다.좋지 않은 옷이 있을 뿐이다.스칸디나비아 격언좋지 않은 환경이 있습니다.하지만 그러한 환경도내가 어떻게적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자연은 근본적으로 우리를 괴롭힐목적으로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내 마음이 건강하고 밝으면어떤환경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춥다고, 높다고, 험하다고불평하며돌아서는 탐험가는 없습니다.탐험가는 날씨나 환경을 탓하지 않습니다.환경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일을그곳에서 해 나갑니다.
이달의 좋은생각
[오늘의 만남] 파릇파릇 행진
2018.07.09   조회수 : 1,152    댓글 : 0개
“너뜰, 좀 하네!” 양상추 작업장에서 일하는 김종혁과 작업반장 이태호, 격투기 선수 출신 김진홍과 재첩 잡는 어부 김태우. 덩치로 보나 말발로 보나 선배 같은 신입 넷이서 똘똘 뭉쳤다. 겨울 비닐하우스에서 작업하다 꽁꽁 언 손으로 야구공을 쥐었고, 전국으로 배송할 재첩 국을 펄펄 끓이다가 야구장으로 달려왔다. 몸무게 백 킬로가 넘는 진홍은 쌀 도정을 하다가 손바닥에 허연쌀가루가 묻은 채로 공을 잡았다.보청기를 끼고도 잘 듣지 못하는 종혁은 눈이 좋다. 운동 신경이 둔해 아직야구 방망이를 들 실력은 못 돼도, ‘오늘의 경기’를 한 장면도 놓치지 않고 깨알같이 기록한다. 누가 시킨 게 아니라 좋아서 했다는 기록에 투수도, 삼루수도,유격수도 긴장한다. 눈치코치 없는 종혁 덕에 우리는 자주 볼 빨개지는 무안함을 경험한다. 그래도 다 맞는 말, 감독 대신 하는 말 같기도 하고 단장의 속을 시원하게 긁기도 하고.이종 격투기를 했다는 거구 진홍은 야구단에 오자마자 포수를 한다. 보호장비를 쓰고, 쪼그리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두어 시간 하면서도 “뭐, 이것쯤이야.” 하며 큰 눈으로 웃기만 한다. 시원하게 이기고 있는 경기엔 신입에게도 타격의 기회가 주어진다. 겨울 내내 양상추밭에서, 섬진강에서, 정미소에서 이순간만을 위해 타격 연습을 한 신입들. 물먹고도 행진, 파릇파릇 행진, 아삭아삭 행진.진홍의 등장에 상대 팀은 비상이다. 멀리멀리 홈런 칠까 싶어 “외야로, 외야로.” 하며 수비 강화. 9번 타자인데도 4번 타자처럼 상대 팀이 긴장하는 이유는저벅저벅 걸음만으로도 롯데의 이대호 선수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첫 스윙에 실력을 들키면 “안으로, 안으로.” 하며 수비는 다시 제자리.사회인 야구단 ‘어쭈구리.’ 신입생이 있어 더 생생하고 싱싱하다. 이기거나 진지한 것도 좋지만 처음처럼 모르고 서투르면 어때. 한 잎 한 잎 모여 단단하고맛있게 자라는 양상추처럼, 작지만 야무진 동그라미를 그리는 야구공처럼 우리도 잘할 수 있을 텐데.“형, 형, 우리 좀 해요!”석민재 님 | 시인, 어쭈구리 야구단 회원
이달의 좋은생각
[좋은님 에세이] 냉동 잠옷
2018.07.09   조회수 : 1,257    댓글 : 3개
서울 사는 딸과 막내아들한테 다녀오려고 짐을 꾸렸다. 자식들에게 줄 것을싸다 보면 이리저리 뒤섞이기 일쑤였다. 막내가 즐겨 먹는 생선은 얼려서 넣고,사흘 우린 사골 국에 각종 밑반찬, 새로 담근 고추장과 갖은 양념까지 올망졸망 챙겼다. 행여 터질까 싸고 또 싸고, 하나라도 더 넣으려 꾹꾹 눌렀다. 꼬박한나절이 걸렸다.바리바리 싸 들고 나선 길, 택시와 버스를 갈아탔다. 도착해서 보따리를 푸니 가관이었다. 짐작으로 냉동실, 냉장실, 옷장에 넣을 것을 나누어 정리했다.한데 다음 날, 딸이 물었다. “참, 내 잠옷은요?” 직접 재봉해 만든, 시원하고예쁜 여름 잠옷. 그제야 “아차!” 하고 여기저기 찾았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분명 넣었는데…….” 종일 온 집을 헤집어도 나타나지 않아 지쳐 포기했다. “정신없는 내가 흘리고 왔나 보다.” 하고 말았다.한 달이 지났다. 싸 간 것들이 어느새 동나 냉장고가 비었다. 남은 재료로 뭘 해 줄까 하다 냉동실에서고기 한 덩어리를 집었다. 한데 느낌이 이상했다. ‘시래기인가? 말린 토란대인가?’ 펴 보니 아뿔싸, 그렇게나 찾은잠옷이었다. 얌전히 개어 포장한 그대로였다. 한 달 내내 냉동실에 있었다니,상상도 못했다. 이후 그 옷 이름은 ‘냉동 잠옷’이 되었다. 지금도 뭘 찾다 없으면 아이들이 입을 모아 외친다. “엄마, 혹시 또 냉동실에 있는지 보세요.”정경애 님 | 경기도 용인시
이달의 좋은생각
[특집] 어려운 자리
2018.07.09   조회수 : 1,498    댓글 : 5개
눈을 뜨자마자 ‘망했다’고 생각했다. 휴대 전화를 확인하니 “그냥 나오지 마.”라는 문자메시지가 와 있었다. ‘가지 말까, 그래도 갈까.’ 고민하다 튕겨지듯 나와 택시에 올랐다. 학동역에서 일산까지 가야 했다. 일산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올 즈음 기사 아저씨가 어디쯤에서 내리겠느냐고 물었다. 다시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냥 서울로 돌아가 주세요.” “예?” “서울이요.” 왈칵 눈물이 났다. 택시 기사는 비상등을 켜고 차를 세웠다.“무슨 일 있어요?”몸을 돌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따뜻했다. 나는 감정을 추스르며 사정을 이야기했다.“전 영화 팀 막내인데, 첫 작품이라 일도 잘 못하고 매일 집에 가라는말만 들어요. 새벽 다섯 시에 가야 했는데 휴대 전화 전원이 꺼져서 알람을 듣지 못하고푹 잤어요. 마지막 연락이 오지 말라는 거였어요. 지금 가 봤자 돌아가라고 할 거예요. 진짜 열심히 했고, 잘해서 성공하고 싶었는데……. 제가 다 망쳤어요.”기사는 말없이 내 얘기를 듣더니 입을 열었다.“학생, 성공하고 싶어?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줄까?”눈이 번쩍 뜨였다. 눈물도 멈췄다.“어려운 자리에 가야 해. 돈을 갚지 못해도 빌려준 친구를 만나고, 어떻게 될지 훤히 보이지만 가시방석에 앉는 거야. 피하는 게 쉬운 거 같지? 그 순간엔 그래도, 지나면 ‘그때 피하지 말아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들 거야. 힘든 걸 하는 순간 많은 게 달라지거든.”고개를 숙인 채 생각해 봤다. 피하는 것과 부딪히는 것.“나도 예전에 회사를 다녔거든. 그때 사람들 참 많이 혼냈어. 근데 철칙이 있었지. 먼저나한테 오는 걸음걸이를 봐. 뭐 잘못한 게 있으면 천천히 오더라고. 아까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이제 온다는 건 내내 고민했다는 거야. 그런 사람한테는 아무 말 안 하고 가만히 쳐다만 봤지. 할 말이 뭐가 있겠어. 잘못은 본인이 제일 잘 알 텐데.”피식 헛웃음이 났다. 내가 그랬다. 머뭇거리지 않았으면 이미 도착할 시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천천히 가고 싶었다.“한 소리 듣고 딱 그래.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다음에 잘하겠습니다. 그러면 상대도 미칠 노릇이지. 죄송하다고 다음에 잘한다는데 뭐라 그럴 거야.”“저를 워낙 미워하셔서.”“일 못하는데 그럼 좋겠어? 근데 오늘 안 가면 그 사람들은 영영 못 보는 거야. 오늘 가서 ‘죄송합니다.’ 하면 이번에 잘린다 해도 다음은 있지.”나는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팀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다짜고짜 어디냐고 물었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고개를 조아리며 연신 “죄송해요. 다 왔어요.” 하고 굽실거렸다.빨리 오라는 고함을 들으며 내달렸다.나는 그날 잘리지 않았지만, 종일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일 줄 안그날은 조금 더 힘들었던 하루로 무사히 지나갔다.이제 나는 막내가 아니다. 우습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무서운 상사가 되었다. 이따금씩택시에서 급히 뛰어내리는 막내들을, 그날의 나를 만난다. 그러면 나는 ‘저 친구들도 좋은기사님을 만났나 보네.’ 하고 생각한다.백성혜 님 | 서울시 강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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