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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야기대상

역대 심사위원과 심사평

제8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평

 

박정언 님|라디오 PD


아이들을 겨우 재운 늦은 밤, 전기밥솥을 등지고 식탁 앞에 앉아 제8회 청년이야기대상 응모작들을 읽었습니다. 글 하나하나에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실려 있어 어느 작품 하나 쉽게 넘겨 버릴 수 없었습니다.

대상작부터 동상작까지, 열한 편을 추렸습니다. 기준은 단순합니다. 삶을 자연스럽게 보여 주는 글, 읽고 나면 마치 글쓴이의 친구가 된 것 같은 글, 잘 쓴 글보다는 잘 살아 내고 있음을 드러내는 글을 마지막으로 남겼습니다. 

대상작인 이사론 님의 〈우리는 모두 예비 사별자〉는 남편과의 사별이라는 거대하고 부조리한 비극 앞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대하게 풀어냈습니다. 사적인 슬픔을 단순히 개인의 차원에 머물게 두지 않고, 공동체로 시선을 넓혀 또 다른 아픔을 바라보기로 한 결단에 손을 잡아 드리고 싶습니다. 

김인선 님의 〈다코야키 알알이 박혀〉, 김수연 님의 〈따뜻한 수몰〉 두 금상작은 예상치 못한 삶의 균열을 봉합해 가는 과정이 돋보였습니다.

응모작들을 읽으며 우리네 청년들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이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글로 써 내려갈 수 있는 아픔이라면, 언젠가 그 아픔은 단순한 사건을 넘어 생의 뚜렷한 의미가 되리라 믿습니다.

저 역시 삶을 헤쳐 나가며 의미를 발견하려 애쓰는 중에 청년이야기대상 응모작들을 만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각자의 짐을 피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동시대의 청년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8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를 맡은 박정언 님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방송을 만드는 MBC 라디오 PD 입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FM영화음악 한예리입니다> 등의 프로그램을 거쳐 현재 <정선희, 문천식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맡고 있습니다. 에세이 《날은 흐려도 모든 것이 진했던》을 펴냈습니다. 

 

 

 

 

제7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평

 

나희덕 님|시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투고작들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각기 소중한 삶의 경험과 생각을 담고 있었습니다. 가족 관계에서 느끼는 갈등과 사랑, 취업을 준비하며 보내는 고단하고 막막한 나날, 사회 초년생으로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보람 등 주제도 다양했지요. 이렇게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 매체와 기회가 있다는 것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순위를 매길 수밖에 없기에 몇 가지 심사 기준을 말씀드리자면요. 개인적 경험이 자신의 이야기에만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 주면서 그 문제를 능동적으로 헤쳐 나가려는 의지를 담은 작품에 우선 주목했습니다. 여기에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독립적인 시선과 풍부한 해석이 곁들여지면 더 좋겠지요. 추상적인 사변이나 고백보다는 구체적 묘사나 박진감 있는 서사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갈 때 글의 실감과 재미가 생겨나는 것은 물론이고요.

대상을 받은 〈저는 이런 사람이고 싶습니다〉는 사회적 편견을 뚫고 현장 노동자로서의 삶을 스스로 선택한 청년의 패기와 자부심이 좋았습니다. 대화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 가면서 자본과 노동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돌아보게 합니다.

금상을 받은 〈아버지의 등〉은 심리학 전공자로서 아버지의 정신적 위기를 읽어 내고 ‘정신적 가장’ 노릇을 하며 가족들을 감싸 안은 경험을 들려줍니다. 부모의 보호를 받는 역할이 아니라 가족을 돌보는 존재가 되어 자신도 성장하고 있음을 알게 되지요.

또 다른 금상 수상작 〈청년과 분리수거〉의 주인공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창작에 대한 열정을 키우며 아르바이트를 하는데요. 음식물 분리수거 통을 청소하는 일이 힘들지만 최선을 다할 때 주변 사람도 변화한다는 걸 확인하며 보람을 느낍니다.

그 외에도 은상과 동상 수상자들 그리고 투고한 모든 분께 깊은 공감과 응원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뜨겁고 아름다운 시절을 지나고 있는지,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빛나는 존재인지 꼭 말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7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를 맡은 나희덕 님은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된 후, 섬세한 시선으로 삶의 면면이 담긴 시를 써 왔습니다.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그곳이 멀지 않다》, 《가능주의자》, 산문집 《예술의 주름들》, 《저 불빛들을 기억해》 등을 펴냈습니다. 

 

 

 

 

제6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평

 

김소연 님|시인

 


청년은 가족의 일원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몸을 바꾸어 가는 과정에 놓여 있습니다. 청년의 삶은 한 시대의 첨예한 숙제들을 온몸으로 받아 냅니다. 한 개인에게 요구되는 책임감이 갑자기 증가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데, 우리 사회 시스템의 가장 취약한 면에 먼저 노출되어 있습니다. 책임감을 행하는 방향과 꿈을 이루는 방향이 같은 쪽이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저마다 기회를 얻고 인정받고 싶지만 경쟁에 과도하게 내몰려 있습니다. 슬프게도, 청년은 더 이상 낭만적인 단어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응모자들이 적어 내려간 고군분투의 삶에 무엇보다 커다란 응원의 마음을 보태고 싶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려는 마음이 저마다 절절했고, 적혀 있는 경험들은 그 자체로 아프게 영롱했습니다. 강인함이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 사람의 삶에 척추가 되어 주는지, 공감하고 또 공감했습니다. 대상으로 선정한 성란조 님의 〈우산〉은 ‘우산’의 이미지로 살아온 삶을 집약해 내는 지혜가 돋보였습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삽화처럼 선연하게 그려져 생생함이 돋보였습니다. 글쓴이의 탄탄한 삶의 자세를 입증하는 듯한 구성이 무엇보다 압권이었습니다. 이 수상으로 인해 쓰고 있는 그 우산의 넓이가 1센티미터 정도는 더 넓어지기를, 그래서 든든함이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또한, 김도연 님의 〈아빠와 아나고〉는 아빠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과 경험한 일을 아름답게 복원한 솜씨가 돋보였습니다. 김현숙 님의 〈스무 살의 국밥집 그리고 수련 이모〉는 타인과의 결속감을 세세하게 보여 주어 온전한 설득력을 지닌 글이었습니다.

언급한 응모자들 외에도 수상하신 분들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글을 쓰는 경험 자체가 소중한 기회였으리라는 걸 압니다. 삶의 또 다른 고비에서, 마디에서, 희열과 비운이 교차하는 순간들에서, 부디 한 줌 지혜를 두 손에 꼭 쥐고 그걸 자랑하며 살아가길 기원합니다.

 

제6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를 맡은 시인 김소연 님은 연약한 마음과 소소한 노력이 언젠가는 해 질 녘 그림자처럼 커다래질 수 있다는 걸 믿습니다. 저서로는 시집 《i에게》, 《수학자의 아침》, 산문집 《마음사전》, 《나를 뺀 세상의 전부》 등이 있습니다. 

 

 

 



제5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평

 

이병률 님|시인

 


우리가 살고 싶은 삶은 확실히 ‘좋은’ 쪽이며 또한 ‘좋은’ 방향이다. 그 희망의 질감만이 우리를 가슴 뛰게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모습과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은 다 엇비슷할 터인데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번 ‘제5회 청년이야기대상’을 심사하면서 두 가지에 집중했다. 이야기에 온도가 있는가. 이야기 자체도 그러려니와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방식이 남들과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 이 두 기준은 우리 삶에도 적용되어 삶의 자세를 단단히 붙든다.

타인을 향한 마음 씀씀이를 닭 요리 이야기로 풍성하게 풀어 낸 이지혜 님, 오빠의 내면을 우연히 들여다보면서 인간애를 마주한 서현아 님, 오래된 장식장을 고치는 과정이 마치 인생을 손질해 가는 듯한 과정임을 알게끔 글솜씨를 발휘해 준 오미형 님, 영화 〈건축학 개론〉을 보는 듯 과거 속 희미한 사랑을 읽게 해 준 김현숙 님,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맞닥뜨린 고통과 불안을 청춘의 힘으로 달구고 녹이는 듯한 감성을 보여 준 김수영 님의 글에 박수를 보낸다.

이나현 님은 가게에서 매일매일 똑같은 쿠키를 만드는 일이 자신을 가두는 일임을 깨닫는다. 김태근 님은 아픈 일상에 함몰되지 않겠다는 의지 하나로 인생의 새 파도를 만든다. 김세은 님은 일터에서 마주친 손님과 눈빛을 나누고 필담을 하면서 자신에게 벅찬 희망을 선물한다. 생활을 버텨 내는 힘은 역시 자신의 내면에 달렸다는 사실을 세 분은 이야기한다.

어머니를 바라보는 정찬영 님의 마음도 잔잔히 아름다웠다.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에 소설을 읽을 때나 맡을 수 있는 향기를 가미한 점이 좋았다. 최보경 님은 어른의 시선으로 걸러 낸 시골 풍경에다, 두근거림으로 가득한 청춘의 심리를 교차 편집하여 소박한 이야기를 단단한 구조로 완성해 냈다.

서예지 님 글은 차라리 그림 같다. 공익 광고 캠페인, 혹은 은행이나 보험 광고의 시놉시스, 아니면 단편 영화 대본을 연상케 한다. 영상처럼 읽히는 글은 사람을 끌어 앉게 하며 오래 가슴을 물들인다.

수상자 모두에게, 이 아름다운 글의 향연에 초대되어 맨 앞줄에 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제5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를 맡은 이병률 님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적어 보다가 문득 중고 카메라와 중고 타자기를 샀습니다. 그러면서 사진 찍기와 글쓰기를 병행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좋은 사람들〉, 〈그날엔〉이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시집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 《끌림》 등이 있습니다. 

 




제4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평

 

이기호 님|소설가

 


청년이란 무엇일까? 다른 여러 정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청년이란 비로소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혼자 힘으로 세상에 서는 사람들을 뜻한다. 하나 그것이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인가?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어린 시절 만들어진 부모의 목소리가 존재하는 법. 모든 성공과 영광을 부모에게 돌리고 싶다는 목소리와 혹은 그 반대로 질책하는 목소리, 내 모든 잘못된 문제를 부모 탓으로 돌리고 싶다는 목소리 등등. 그 목소리는 꽤나 크고 길게 우리의 귀와 마음속에 남아 우리를 움직인다. 

청년이란 바로 그런 내면의 목소리와 작별하고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존재로 서는 사람들을 뜻할 것이다. 예심을 통과한 70편에서 그 목소리를 들었다. 만만치 않은 삶 속에서도 희망과 연대, 공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따뜻하고 또 힘이 있었다.  

대상으로 선정한 김예슬 님의 바람처럼 자유롭고 별처럼 당당하게는 산골에서 6년째 농사지으며 사는 한 청년의 이야기다. “여자가 무슨.”이라는 선입견과 시선을 이겨 내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을수록 자유로워진다’는 생각에 이른 청년의 태도에서 겸손과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대학 시절 시력을 잃었지만 일과 공무원 시험 준비를 병행해 결국 꿈을 이룬 이야기를 쓴 박성진 님의 글과, 실의에 빠져 있던 삶에 ‘작은 언어의 힘을 보여 준 언니의 말’을 그린 김나현 님의 글도 소박하지만 진심이 느껴졌고, 그래서 더 감동적이었다.  

세 사람뿐 아니라 다른 많은 응모자의 글에서도 똑같은 감정과 정성을 느꼈다. 꾸며 내지 않고, 당장의 이익을 좇지 않으며, 누가 뭐래도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이토록 많이 살고 있다. 함께 응원하겠다. 

 

제4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를 맡은 이기호 님은 이야기 속에 해학과 감동을 능청스럽게 담아냅니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등을 펴냈습니다. 이효석 문학상, 김승옥 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학생들과 함께 소설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3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평

 

이승우 님|소설가

 


예심을 거쳐 올라온 60편의 짧은 글을 읽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다양한 무늬로 그려 보이는 글을 통해 가장 좋은 글은 진솔한 자기 고백이라는 익숙한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어떤 글은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에 대한 비판을, 어떤 글은 현실의 각박함에 대한 호소를, 어떤 글은 운명의 가혹함에 대한 울분을 담았다. 그러나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 일어서고, 사소해 보이는 호의와 배려를 통해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 준 경험을 말하는 에피소드를 읽으면 가슴이 뭉클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구나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완전히 부자유한 것도 아니다. 우리를 제한하는 이 세상의 조건을 거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개인은 무력하나, 그 세상의 조건을 고치고 바꿀 기회와 능력 또한 갖고 있다. 그 기회와 능력은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지만, 그것을 일깨우고 실현시키는 것은 주변의, 아주 사소할 수도 있는, 따뜻한 호의와 배려임을 내가 읽은 짧은 글들이 알려 주었다. 특히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삶을 긍정하고 제 길을 찾아 나서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비슷한 조건과 환경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긍정적 계기를 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몇 편을 뽑았다. 

아픈 아버지를 돌보느라 젊음을 압류당한 딸이 원망과 낙심과 갈등 끝에 발견하게 되는, 겨울을 버틴 튼튼한 아름드리나무 같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김혜리 님의 글, 길을 잃고 버스를 잘못 탄 승객이 버스 기사로부터 들은 “뻐스 잘못 타가 삥삥 도는 사람 숱합니데이.”라는 말을 통해 위로를 선물하는 이민정 님의 글은 내용이 뭉클할 뿐 아니라 구성과 전개하는 글솜씨도 빼어나서 순위를 정하는 데 고민을 많이 했다. 

두 분을 포함해서 수상한 모든 분에게 축하의 말과 함께 삶에 대한 성찰과 감동의 기회를 준 데에 고마움을 전한다.

 

제3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를 맡은 이승우 님은 1981년 《한국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그곳이 어디든》, 《식물들의 사생활》, 《생의 이면》 등이 있습니다. 그의 저서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로 번역 및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제 2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평

 

김탁환 님|소설가

 


제2회 청년이야기대상에 응모한 글 중 본심에 오른 60편을 읽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의 삶과 생각들이 진솔하게 담겨 있었다.

먼저 가족에 관한 이야기, 특히 아버지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담은 글이 많았다. 바삐 앞날을 꾸려 가다 문득 돌아보면 자식들을 든든히 뒷받침하는 부모님이 있다. 그 부모님과의 추억 한 자락에서 다시 열심히 하루를 보낼 힘을 얻는다.

다음으로 취업을 준비하면서 겪은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낙망과 좌절의 순간을 희망과 도전의 기회로 바꾸기까지 고민하며 겪은 일들이 깊고 넓게 담겼다.

젊음에 관한 글도 있었다. 우정에 관한 이야기, 사랑에 관한 이야기,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것은 또한 만남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젊어 함께 고생한 사람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은 평생 기억될 것이다.

대상으로 뽑은 박윤화 님의 <빛>은 반지 가게에 취직하여 반지 세공 작업을 익히는 나날을 적은 글이다. 다양한 종류의 빛을 내기 위해 처음엔 실수도 잦지만 차츰 능숙해지는 과정을 차분하고 꼼꼼한 문장으로 담아냈다. “누구에게나 빛이 있다. 우리는 언제든 한 손에 든 사포로 자신이 원하는 빛을 낼 수 있다.”라는 마지막 문장은 곧 자신의 인생을 빛나게 만들어 가는 청년의 마음일 것이다.

금상으로 뽑은 박선영 님의 <당신 목소리가 참 예뻤어요>는 격려에 관한 이야기다. 글쓴이는 출근길 버스에서부터 여기저기 전화를 한다. 회사에서 작은 실수를 범해 꾸지람을 들은 그날, 퇴근길에 모르는 할아버지가 그녀에게 아침에 목소리가 참 예뻤다는 말을 건넨다. 그 한마디가 살아갈 날에 큰 위로가 된다. 함께 금상으로 뽑은 박은미 님의 <내 방을 부탁해>는 그동안 정들었던 방을 떠나는 마음을 담았다. 젊은 날 기쁜 일 슬픈 일을 함께 겪은 곳이기에 더욱 소중할 것이다.

그 외에도 은상 세 편과 동상 다섯 편 그리고 장려상을 뽑았다. 등수는 매겼지만, 젊은 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모두 똑같았다. 

 

 

 

제1회 청년이야기대상 심사평

 

성석제 님|소설가

 


예심을 거쳐 내게 넘겨진 작품은 60편이었다. 이런 경우 대체로 모든 작품을 통독하고 간단하게 점수를 매긴 뒤에 상대적으로 우수한 점수가 주어진 작품을 다시 읽으면서 순위를 정한다. 그런데 60편 중 절반 가까이에 'A(에이)' 이상의 점수가 매겨진 게 문제였다.

장려상을 제외한 수상작만 11편이고 수상작 내에서도 우열이 가려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최대한 우연을 배제하기 위한 꼼꼼한 읽기, 사소한 실수와 부자연스러움에 대한 트집 잡기가 시작되어야 한다. 개개의 작품이 개성적이고 솔직하고 나름대로의 맛과 진실을 담았기때문에,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진기한 음식이 차려진 만찬을 마주한 손님처럼 고심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수상작은 심사하는 사람의 취향과 예민하게 감응하는 부분에 따라 결정되었다. 훌륭한 작품을 내고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분들에게 미안함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심사를 빙자해 이 시대 청년들의 고민과 생각, 구체적인 삶의 결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생각지도 못한 소득이었다. 글쓰기의 위기가 운위되는 세상에 자신의 생각과 경험, 삶을 이토록 명료하고 흥미롭게 그려 낼 수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 놀랐고 무척이나 즐거웠다. 글쓰기에서만큼은 고대 그리스 식의 찬연한 민주주의가 훌륭하게 이룩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수상자뿐 아니라 투고해 준 모든 분에게 동시대에 함께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훈훈한 '동지애'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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