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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좋은생각

[동행의 기쁨] 더 나은 사람이 될 자유 <더 공감 마음 학교 대표 박상미 님>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인간관계 문제예요.” 더 공감 마음 학교 대표 박상미 님(44세)이 말했다. “가족을, 직장 동료를, 친구를 힘들어하죠. 그만큼 관계가 어려운 거예요.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잘 맺고, 그 안에서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커요. 상대와 잘 지내고 싶을수록 상처받을 일도 많아져요.”

 

그녀는 프랑스 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가 한 말을 전했다. “관계가 어렵다는 의미로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사르트르의 말을 자주 인용하죠. 한데 이 말은 타인이 지옥 같은 존재라는 게 아니라, 내가 남의 평판에 지나치게 좌우될 때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든다는 의미예요. 내 마음이 조금만 달라지면 인간관계는 훨씬 편해져요. 상대의 눈치를 너무 보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 나를 다 맡기지 않을 필요가 있어요. 자신을 포기하면서까지 인간관계에 집착하지 말아야 해요.”

 

타인의 잣대에 지나치게 민감한 사람일수록 ‘자아 존중감’이 낮다. “자아를 잃어버리고 타인과의 관계에 빠져드는 거예요. 한데 평판으로 평가하면 나는 늘 부족해요. 그게 곧 나는 아니에요. 누군가 나를 오해하고 험담할 수 있고, 자기 능력만큼 인정을 못 받는 사람도 많아요. 저는 타인에게 잘 보이려 애쓰기 전에 나 자신에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은 거짓과 과장으로 나를 꾸미지 않고, 나의 성장을 위해 공부하고, 책 읽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데 시간과 물질을 쓰죠.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들은 타인의 눈을 의식하기보다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데 더 시간을 써요. 그러면 평판도 서서히 좋아져요.”

 

상처는 상대의 언행이 아닌 자신의 주관적인 해석에서 비롯한다. “상담해 보면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상처를 크게 받았다고 생각해요. ‘저 사람이 나한테 상처를 줬어.’ 이 말은 나를 피해자로, 상대를 가해자로 만들어요. 반면 ‘내가 상처받았어.’ 이건 다른 말이에요. 저 사람은 의도했을 수도, 아닐 수도 있어요. 내가 겪은 아픔이 많으면 웃어넘길 수 있는 말에도 상처받고, 내 마음이 건강하면 누가 모진 말을 해도 상처받지 않거든요.

 

물론 의도한 가해자들도 있어요. 저도 누군가 말도 안 되는 악소문을 퍼뜨려 곤란했던 적 있어요. 그럼 우리는 너무 아파요. 한데 이럴 때 또한 내가 상처받을지, 그러지 않을지 선택할 수 있어요. 처음엔 마음이 무너져요. ‘왜 나만 미워해? 나한테 왜 그래?’ 하지만 생각을 전환할 수 있어요. 너는 나를 오해하기로 했구나. 하지만 난 그런 사람이 아니야.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봐. 이렇게 마음먹을 수도 있죠.”

 

상처는 일반화하지 않아야 한다. “상대에게 크게 상처받고 나면 트라우마가 생겨서 관계 자체를 두려워하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관계로 인한 상처는 일회성으로 봐야 해요. 그때, 그곳에서, 그 사람하고만 있었던 해프닝인 거죠. 누군가가 내게 큰 상처를 줬다고 해서 앞으로 만나는 모든 사람이 그러지는 않죠.

 

어느 식당에서 냉면을 먹었는데 맛없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런 일이 있었다고 앞으로 냉면 자체를 안 먹기로 하면, 세상 곳곳에 있는 맛있는 냉면을 먹을 기회를 잃는 거예요. 관계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상처받은 기억을 모든 관계에 적용하면 여러 좋은 사람을 만날 기회를 잃어버려요. 상처는 과거로 흘려보내야 해요.

 

과거의 상처에 머무는 사람은 망원경이 아니라 빨대 구멍을 통해서 내일을 봐요. 두려움이 세상을 편협하게 보게 만드는 거예요. 하지만 미래는 망원경으로 봐야 해요.”

 

그녀는 긍정적인 경험을 자주 하길 권했다. “관계에 두려움이 생길수록 숨을 게 아니라,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강의를 들어야 해요. 경험의 폭을 유익한 쪽으로 넓혀 가는 거예요.”

 

인간관계에 관한 연구를 종합하면 이렇다. “실제로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내 예상보다 적다.”

 

“우리가 타인을 신경 쓰는 이유는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안 좋게 보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때문이에요. 실제로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세상 사람 열 명 중 넷은 내게 관심이 없어요. 셋은 날 싫어해요. 셋은 날 좋아해요. 날 싫어하거나 관심 없는 일곱 명 때문에 괴로워할 필요 없어요. 그들 때문에 나를 좋아해 주는 셋을 보지 못하는 이가 대다수예요. 나를 좋아하고 인정해 주는 셋과 잘 지내면서 관계를 꾸려 나가면 삶의 행복이 커져요.”

 

그녀는 바깥세상이 아닌 내 안에 치유의 힘이 있다고 말한다. “정신 분석학자 안나 프로이트가 말했어요. ‘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은 이미 내 안에 있다.’ 상담해 보면 괴롭다는 사람 모두 자신만의 답을 이미 갖고 있어요. 근데 너무 힘드니까 그게 보이지 않는 거죠. 우리에게는 자가 치유력과 자신감이 있어요. 발견하려고 하면 찾을 수 있어요.”

 

올해 그녀는 책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를 출간했다. 주제는 ‘관계 연습’인데 내용은 ‘나를 다스리는 법’의 비중이 크다. 둘의 관계를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도 생기지 않아요. 내 단점에 집착할수록 타인의 단점이 더 많이 보이고, 관계가 힘들고 불만이 생기죠. 타인과 잘 지내고 싶으면 먼저 나 자신과 잘 지내야 해요.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려 애쓰지 말고, 소외될까 봐 불안해하지 말고,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어요. 상대에게 피해 주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면서, 적당한 거리를 두며 잘 지내는 ‘관계 연습’이 필요해요.”

 

좋은 생각과 감정을 선택할 용기도 필요하다. “가까운 사이에 많이 하는 말이 있어요. ‘네가 날 화나게 했잖아. 짜증 나게 했잖아.’ 우린 자극받은 대로 행동해요. 화내면 나도 화내고, 짜증 내면 나도 짜증 내고. 정신과 전문의 빅터 프랭클이 이런 말을 했어요.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자기 반응을 선택할 자유와 힘이 있다. 우리 반응에 우리의 성장과 행복이 좌우된다.’ 누군가 화나게 해도 웃으면서 대처하는 건 내가 좋은 감정, 더 나은 반응을 선택하기로 결심한 거예요. 굉장한 용기를 낸 거죠. 방어 기제 중 가장 동물적인 건 화, 짜증이고, 가장 고차원적인 건 웃음이에요. 타고난 인품일 수도 있지만, 연습하면 가능해요. 물론 어려워요. 그래서 우리는 매일 연습해야 해요. 저도 여전히 연습 중이에요. 내가 용기를 내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로 선택하면 할 수 있어요.”

 

 

글 _ 이호성 기자, 사진 _ 최연창 153 포토 스튜디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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