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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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좋은생각

[좋은님 에세이] 물물 교환

 “택배입니다. 십 분 안에 도착합니다.” 전화를 끊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냉동실에서 반쯤 얼려 둔 물병과 얼음 팩을 꺼내 택배 물건과 바꾼다. “더우시죠? 이건 물물 교환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렇잖아도 목이 말랐습니다.” 활짝 웃는 택배 기사님을 보니 내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오늘도 물값 했구나.’ 동창회에 갔다가 택배 일을 하는 친구에게서 얻은 아이디어다. 배고픈 건 참아도 목마른 건 못 참겠단다. 이왕이면 편히 가져가서 마실 수 있게 물병에 담아 주면 좋겠다 싶었다. 


아파트 물탱크 청소하는 날,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을 갔다. 천천히 한 바퀴 돌던 우리는 갈증을 호소하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두리번거렸다. 더운 여름엔 물 없이 두 시간도 버티기 힘들었다. 허둥지둥 근처 도서관으로 향했다. 시원한 물이 마른 목을 단비처럼 적셨다. 어떤 음료수보다 달았다. 


“이렇게 맛있는 물은 오랜만이다. 그치?” 행복한 걸음으로 돌아오는 길, 앞으로도 물물 교환을 잘 실천하자고 다짐했다.


김경득 님 | 경기도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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