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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좋은생각

[좋은님 에세이] 자전거 만학도

스물다섯 여름날, 처음 자전거를 배웠다. 공원에 가 보니 다섯 살짜리도 자전거를 탔다. 나는 그보다 이십 년 정도 늦은 셈이다. 비록 만학도지만 무척 재미있었다.

 

“그 나이 먹도록 자전거도 못 타?” 그간 이런 말을 들어도 당당하게 답했다. 곧 배울 거라고. 부끄러운 일은 아니었다. 변명을 찾자면 어릴 때 자전거를 사 달라고 할 형편이 아니었다.

 

자전거를 배우는 순간 확실히 깨달았다. 배울 게 있는 건 행복한 일임을. 다른 사람들 눈에는 해변가 공원에서 자기 몸집만 한 자전거와 씨름하는 남자 모습이 우스웠을지 모른다. 그래도 분명 즐거워 보였을 거다. 입시나 취업 등 필요에 의한 수동적 학습이 아닌, 단지 내가 원한다는 이유로 배우는 게 오랜만이라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꿈이 하나 더 생겼다. 바로 자전거 여행. 거창하진 않지만 배움으로써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음이 중요하다. 나이와 상관없이 배워 보고 싶은 사소한 일이 늘 있으면 좋겠다.

 

누구나 “나는 아직도 이걸 못해.”라고 말할 만한 것이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그때 이렇게 얘기하면 어떨까. “나는 아직도 배우는 즐거움이 남아 있어서 좋아!”

 

오재희 님 | 부산시 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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